세월호를 조성재 목사

by 새생명 posted Apr 16, 2020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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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침몰사고로 

희생된 학생들을 생각하며 ...

 

 

철쭉꽃은 눈부시건만...

 

- 조성재

 

 

아 ! 아들 딸들아 !

 

철쭉꽃은 저렇듯 눈부시게 피었는데

지는 해는 저렇듯 빠알갛게 내 눈을 유혹하는데

연초록 새잎들은 나무마다 예쁘게 예쁘게 움터오는데 이 아름다움을 뒤로 하고 아들 딸들아 어디에들 그리 바삐 갔느냐 ?

 

한라산 철쭉꽃이 그대들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건만 바다 건너 아름다운 섬에 왜 아니 갔단 말이냐 ?

 

12년 노력끝에 대학생 새내기 꿈이 멀지 않았는데 어디들 그토록 바쁘게 갔단 말이냐 ?

대학 갬퍼스 새내기들의 예쁜 미소와 친절한 미소를 왜 아니 볼 수 없단 말이냐 ?

서로 사랑하고 평생을 함께 하자 맹세하고 연미복 드레스에 신랑 신부 되어 주인공 되는 날을 왜 갖지 못하게 되었단 말이냐 ?

 

엄마가 되고 아빠가 되고 학부모가 되고 세월이 흘러 시어머니 시아버지가 되고 장모 장인이 되는 그 긴긴 세월을 뒤로 하고 어디로들 갔단 말이냐 ?

 

아들 딸들아 !

먼저 간 그곳은 천년이 하루같고 하루가 천년같을터... 앞서거니 뒤서거니 우리 모두 뒤따라

갈것이니 너무 외로워들 말거라.

 

잠시란다 !

기다리거라 !

다시 만나자 !

 

[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침몰사고 이튿날 쓴 글입니다.]